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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졸업논문

일상과 미디어, 그리고 개인적 지식의 구성 : 먹거리에 관한 2-30대 여성들의 개인적 지식 구성을 중심으로
  • 저자명|강보라
  • 학위|박사
  • 졸업연도|2015
  • 담당교수|윤태진

주제어

지식, 지식사회학, 먹거리 지식, 일상 연구, 지식의 구성, 개인적 지식

국문초록

‘지식은 무엇인가’, ‘무엇을 지식이라고 부르는가’라는 문제는 철학과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질문 중 하나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지식을 연구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사회적 수준의 지식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추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탈근대’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면서 사회적 수준의 지식을 생산하는 전문가와 같은 전통적 지식 권력이 아닌 대안적 지식생산과 새로운 지식생산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전후에 이르러 디지털 및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대중이 가상공간에서 지식을 소비하고 생산하는 문화가 발전하면서 지식은 거시적인 차원에서만 논의될 수 없는 대상이 되었다. 이와 같은 판단 아래, 이 연구에서는 개인이라는 주체가 일상이라는 미시적인 시공간 안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지식을 생산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r\n현대사회에서의 개인의 지식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데 있어 지식사회학이 주목했던 지식의 구성적 성격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식이 구성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것은 지식이 기본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으로부터 출발함을 가정한다. 이를 토대로 개인적 지식은 개인이 인지하는 실재(reality)를 바탕으로 다른 개인 또는 사회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즉, 지식을 사회와의 관계 안에서 파악하려고 했던 지식사회학의 전통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는 가운데, 지식이 개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됨을 전제하고, 지식이 구성되는 과정을 사회적 구조라는 거시적 차원이 아니라 개인의 일상이라는 미시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자 한 것이다. \r\n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일상 내에서 개인적 지식 구성을 관찰할 수 있는 사례로 먹거리 지식을 선택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먹거리를 일상적으로 소비한다는 보편성이 분석사례를 풍성하게 만들고, 2015년 한국사회 내에서 먹거리와 관련한 관심과 정보가 그 어느 때보다 많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2-30대 여성이 먹거리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련된 지식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거나 재생산한다고 보고, 이들을 먹거리에 관한 지식 구성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30명의 2-3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인터뷰를 주요 연구방법으로 채택하였고, 평소 식생활을 기록한 식생활일지를 보조적인 연구 자료로 사용하였다. 개인의 지식이 체화된 지식과 객체화·제도화된 사회적 지식의 상호구성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가정하고, 2-30대 여성들의 먹거리와 관련한 일상적 경험의 특징과 미디어를 통한 먹거리 담론을 수용하는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개인적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의 특성을 밝히고자 했다. \r\n분석결과는 크게 세 갈래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2-30대 여성들은 일상 내에서 먹거리를 집단적 경험이자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대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먹거리는 2-30대 여성들이 설정한 시간구조에 따라 다르게 이용되고 있었고, 몸을 관리하거나 자본화하는데 있어 필요한 수단으로 그 의미를 가졌다. 둘째, 2-30대 여성들이 먹거리 담론을 수용하기 위해 이용하는 미디어 간에는 명확한 위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었고, 알고자 하는 사안의 성격에 따라 여러 미디어를 복합적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또한 2-30대 여성들은 미디어를 통해 매개되는 먹거리 담론을 일화중심적으로 이해하고, 지식의 전문성을 추구하면서 지식의 내용이 경험을 공유하는지의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셋째, 2-30대 여성들의 먹거리 관련한 지식의 구성 과정은 통합(synthesization), 교섭(negotiation), 전유(appropriation)의 세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었다. 통합의 단계에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의문에 대한 즉각적인 답을 찾고자하는 특징이 드러났고, 교섭의 단계에서는 서로 다른 지식의 원천을 동원해 이를 이중으로 확인하거나 지식 간의 유사점을 흡수하는 등의 상호참조를 통해 지식을 일원화하였다. 전유의 단계에서 개인은 자신의 방식대로 여러 지식을 편집하여 본래의 지식이 가지고 있던 의미를 약화시키거나 그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r\n개인적 지식 구성의 핵심이 체화된 지식과 매개된 사회적 수준의 지식 간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있고, 지식 구성 과정에 있어 절대적 기준이 부재 한다는 사실은 지식이 가지는 성격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는 분석내용을 바탕으로 개인적 지식이 정동화하는 징후를 발견하였다.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근거는 개인들이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합리성의 분절을 겪는다는 점이다. 과잉된 정보 환경 아래서 지식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경우 개인은 지식 구성을 유보하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는 지점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지식 구성에 있어 합리성의 분절을 경험한 개인이 상대주의적 인식에 강하게 이끌린다. 절대성의 부재, 개인들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원성을 당연시하는 탈근대의 사고가 개인들이 지식을 구성하는데 있어 개체화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이때 개인은 감정적인 안정 상태를 추구하고 이에 부합하는 지식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지식의 정동화를 뒷받침하는 두 번째 근거다. 마지막 근거는 개인이 지식을 신앙(faith)과 유사한 형태로 인식하고 이에 따라 지식의 진정성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개인이 지식을 구성한다고 할 때, 개인은 단수의 지식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일부분로 포함하고 있는 전체, 즉 지식이 속해있는 믿음 체계를 동시에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식과 지식을 포함한 믿음 체계 간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개인은 지식에 대한 진정성을 끊임없이 만들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영문초록

비고 : PVC-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