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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졸업논문

요한 반 데르 퀘켄(Johan Van der Keuken)의
  • 저자명|정은정
  • 학위|박사
  • 졸업연도|2012
  • 담당교수|이윤영

주제어

Keuken, Johan van der, 1938- , 질감, 실명의 미학, 더듬는 카메라, 표면, 탈프레이밍, 파편화, 콜라주, 다성성, 검은 화면, 만지는 눈, 오이디푸스

국문초록

본 논문은 네덜란드의 영화작가 요한 반 데르 퀘켄의 영화미학을 탐구하는 작가론이다. 반 데르 퀘켄 영화의 핵심적 특징은 ‘정치적 문제의식’과 ‘형식의 실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둘은 반 데르 퀘켄의 예술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두 기둥으로서 그의 모든 영화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두 가지 큰 특징이다. 그런데 반 데르 퀘켄의 정치적 문제의식은 형식의 실험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나타난다. 그의 정치성의 고유함이 바로 여기서 비롯되는데, 이는 소재나 주제가 아닌 형식을 통해 정치적 효과를 내는 일종의 형식의 정치성이라 하겠다. 따라서 반 데르 퀘켄의 영화미학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의 실험적 영화형식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본 논문은 반 데르 퀘켄의 작가성을 추출하기 위한 주된 방법으로 형식분석을 채택했다. 그리고 형식분석에는 그의 영화 여덟 편이 사례로 이용된다. 반 데르 퀘켄 영화의 형식분석을 위해서는 우선 그가 영화를 통해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대략이나마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반 데르 퀘켄 자신의 언급과 그의 영화의 지각적 특성에 기반하여 그가 전통적으로 서사 매체로 인식되어온 영화를 순수 지각적 매체로 복귀시키고자 한다는 가설을 설정한다. 즉 반 데르 퀘켄은 영화에서 재현, 서사, 의미생성을 해체시키고 순수 지각적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했으며, 그의 고유한 실험적 영화형식도 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순수 지각은 그것이 인간 지성의 구성작업을 배제하고 대상 세계의 원초적 감각성을 회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는데, 논문에선 이를 ‘질감’이란 용어로 개념화하고 있다. 반 데르 퀘켄은 평소 ‘표면’과 ‘지각적 불균형’에 관심을 표명해왔고, 그의 영화는 무엇보다도 맹인의 더듬기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그가 추구하는 질감은 ‘촉각적 질감’이라 할 수 있다. 반 데르 퀘켄의 영화형식을 각 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그의 카메라 워킹은 더듬듯 자유롭게 움직이는 탈중심화된 프레이밍이라 할 수 있다. 서사적 중심화를 해체시켜 시각적 긴장감을 유발하고, 또 이 긴장 속에서 대상 세계의 질감과 리듬을 포착한다는 것이 반 데르 퀘켄의 카메라 워킹의 기본 원리이다. 논문에선 이를 ‘더듬는 카메라’로 개념화하여 논의를 전개시키고 있다. 반 데르 퀘켄은 쇼트 내부를, 그리고 쇼트들 사이의 관계를 파편화시킨다. 반 데르 퀘켄이 자신의 영화를 파편화시키는 주된 이유는 유기적 조직화가 영화 내의 부분들을 전체에 종속된 부속품으로 만들어 그 자체의 질감을 드러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유기성을 해체시킬 때에야 비로소 이미지와 사운드는 의도된 리얼리티나 의미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즉 반 데르 퀘켄의 파편화는 영화 내에서 쇼트(이미지와 사운드)의 위상을 격상시키는 일종의 존재론적 연금술인 것이다. 파편화는 쇼트 내에서 그리고 쇼트들 사이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클로즈업, 잘게 잘린 쇼트들의 무질서한 조합, 점프컷, 검은 화면, 사운드의 파편화 등의 형식이 그 대표적인 방법이다. 반 데르 퀘켄은 자신의 몽타주를 ‘콜라주’라고 부른다. 콜라주가 이질적인 사물들을 자유롭게 배치함으로써 각각의 사물들의 고유한 질감을 그대로 살려 놓는 동시에 사물들의 관계의 실상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 주듯이, 반 데르 퀘켄의 영화도 콜라주적 몽타주를 통해 각각의 이미지와 사운드의 자율성을 살려 놓는 동시에 대상 세계의 존재 양식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 준다. 그의 영화의 이미지와 사운드는 콜라주 속에서 각기 자율성을 갖는 파편이 되며, 서로 충돌 및 상승하면서 매혹적인 게임을 펼친다. 반 데르 퀘켄 영화의 인물 구성은 콜라주의 연속성상에 있다. 그의 영화에서 인물들은 저마다 자율적인 시공간을 점유하는 인물-파편이 되는데, 이들은 서로 충돌, 공명하면서 자유로운 콜라주를 형성한다. 이와 같은 인물-파편들의 자유로운 콜라주는 인물들이 작가에 종속되지 않고 자율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다성적’ 인물 구성이라 할 수 있다. 바흐친의 문학 용어인 다성성은 반 데르 퀘켄 영화의 탈-유기적 성격을 인물 수준에서 잘 표현해 준다. 이상의 형식분석은 반 데르 퀘켄이 ‘질감의 이미지’를 추구함을 증명해 준다. 그가 추구하는 질감의 이미지는 촉각적 성격을 강하게 띤다는 점에서 ‘만지는 눈’과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 반 데르 퀘켄의 만지는 눈은 지성에 길들여진 시각중심적 지각체계를 해체하고 원초적 감각세계로 회귀한다. 이는 시각중심주의와 눈의 지성적 기능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지성과 지각적 균형에 의해 가능했던 대상 세계에 대한 규정적 앎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마치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눈을 찔러 시각과 지성을 ‘의도적으로’ 포기한 것과 같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논문은 반 데르 퀘켄의 영화세계에 ‘실명(失明)의 미학’이란 상징적 이름을 붙여주고자 한다. 반 데르 퀘켄의 실명의 미학은 영화 이미지의 언표 기능을 해체시키고 그것의 본질이라 할 질감을 소생시킨다.

영문초록

This thesis attempts to look into Dutch filmmaker Johan Van der Kuken(JVdK)’s aesthetics. We can find two characteristics in JVdK’s films, which continue consistently throughout all his life. One is political questioning and the other is experimental film form. These two are two pillars that support JVdK’s film. But JVdK’s politics has close relation to his experimental film form. Therefore, to understand JVdK’s aesthetics, it is necessary to analyze his film form. For this reason this thesis focuses on the analysis of JVdK’s film form. And 8 of his films are used as cases for this analysis.\r\nTo analyze JVdK’s film form, first of all, we need to have a big picture of what he wants to do with his film. According to his essays and considering the perceptual characteristics of his image and sound, it seems that JVdK seeks to make film a pure perceptual media, even though it has traditionally been regarded as a narrative media. JVdK tries to removes representation, narrative, and signification from his films, and revive the pure sensation of image and sound. The pure sensations that we experience in JVdK’s films have tactility. He always put emphasis on ‘the perceptual surface’ which is the membrane for physical and direct encounter with the outside world. And he is also interested in ‘the perceptual asymmetry’ which connotes the liberation of senses. Liberated senses become tactile on the perceptual surface. \r\nThe thesis looks into each phase of film-making process. JVdK’s framing is not centralized for a narrative. His camera moves very freely as if to grope around in the dark. His groping camera arouses non-narrative suspense upon the screen and makes the audience feel and respond to the rhythm of the situation. \r\nJVdK fragments a shot and the relation between the shots. The purpose of His fragmentation is to liberate images and sounds from representation, narrative, and signification, and make them exist for themselves. Images and sounds as fragments become perceptual entities in JVdK’s film. For this reason JVdK’s fragmentation is, in a sense, a kind of ontological alchemy. JVdK fragments his film in several ways such as close-up, chaotic combination of short shots, jump-cut, black screen, and fragmentation of sound etc. \r\nJVdK calls his montage a collage. He arranges disparate images and sounds freely, by which he not only makes each image and sound sensuous autonomous object, but also discover a new relationship between them. The autonomous images and sounds in JVdK’s collage collide with each other, and create a synergy effect \r\nWe meet autonomous characters who are independent from auteur, story, and theme in JVdK’s film. There is no hierarchy of importance between participants in JVdK’s film. Each character has his or her own space-time in JVdK’s film. This is the reason why the composition of people in JVdK’s film can be called ‘polyphony’, which has to do with Bakhtin’s literary theory. \r\nAccording to above analysis, JVdK seeks to make his film the system of pure sensations which has strong tactility. JVdK’s tactile image corresponds to ‘haptic eyes’. JVdK’s haptic eyes deconstruct ocularcentrism conditioned by intelligence, and return to visual tactility. This could be interpreted as a kind of abandonment of light. Because light has been regarded as the symbol of intelligence since the Age of Enlightenment. For this reason we can call JVdK’s film aesthectics ‘Aesthetics of Blindness’.

비고 : N1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