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졸업논문
페데리코 펠리니, 로마, 장소, 에세이 영화, 무의지적 기억, 플라뇌르
본 논문은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의 ‘로마에 대한 집착’에서 시작되었다. 펠리니에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1959년 작 <달콤한 인생 La dolce Vita>은 현대 로마를 다루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후 펠리니는 1969년 작 <사티리콘 Satyricon>에서 다시 한번 로마를 다룬다. 고대 로마의 페트로니우스가 남긴 소설을 각색하여 만든 이 영화는 ‘꿈의 로마’와 가깝다. 다시 말해 시간적 배경은 고대 로마이지만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장소나 고대 로마의 건축물은 등장하지 않았다. 3년 후 펠리니는 <로마 Roma>를 세상에 내놓았다. 로마를 다루었던 앞의 두 편의 영화와 달리 이번에는 인물 대신 ‘삶의 장소로서의 로마를 주인공’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뒤섞는 에세이적 구조를 선택했다. 이는 현대 로마와 고대 로마의 경계에서 장소에 대한 무한한 사유를 통해 경험과 기억, 꿈과 스펙터클을 비롯한 오만가지 감각들을 총체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과감한 시도였다.
작가가 장소를 사유하는 방식은 영화의 새로운 미적 결정으로 이어진다. 펠리니가 <로마>를 작업하던 1970년 초반은 전통적인 경험과 공동체의 가치가 붕괴되기 시작한 이탈리아의 격변기였다. 펠리니는 삶의 장소로서의 로마를 이 혼란의 정점에서 어떻게 영화적으로 표현해낼 것인가 라는 어려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었다. 그가 택한 방식은 로마의 내밀한 기억을 재현하는 것, 곧 진짜 내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퀀스들은 로마의 내부적인 부분을 관찰하고, 동시에 감정을 이입하는 장면들이다. 펠리니는 구경꾼의 시선에서는 포착해낼 수 없는 로마의 본성을 찾으려 했다.
본고에서는 <로마>를 ‘장소특정적 에세이 영화’로 정의하며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와, 펠리니의 장소와 기억에 대한 사유가 에세이 영화의 방법론으로 발현되는 근거를 파악한다. 특히 이 영화의 특이한 인용과 논평 방식, 경험적 현실에 기반해 펠리니가 자유롭게 펼치는 자유로운 로마에 대한 환상들, 인상들의 불연속적 배열방식에 주목한다.
이어서 벤야민의 이론적 근거로 펠리니가 로마에 대해 사유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우선 과거 시퀀스에서 로마에 대한 ‘무의지적 기억’을 꺼내 재현하는 양상을 살핀다. 이 과정에서 펠리니가 기억을 열어나가는 방식과 무의지적 기억 속에 잠들어있던 파시즘과 가톨릭의 이미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현재의 로마를 도시 산책자로서 ‘플라뇌르’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규정한 후 이 시선과 장소경험의 재현에 대해 구체적인 장면들을 예로 살펴본다.
<로마>의 재현스타일 분석은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이 영화가 전달하는 ‘관람 주체의 운동성’의 요인을 살펴보기 위해, 시점숏과 카메라 움직임을 운용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그리고 장소 내부의 은밀한 기억들에 주목하며, 외부인의 시선을 차단하거나 비판하는 몽타주 방식을 분석한다. 동시에 30년 전 로마의 밤 시퀀스 분석을 통해 삽화처럼 쓰이는 ‘외재적 삽입화면’에 대해서도 다룬다. 마지막으로 <로마>의 사운드트랙의 모호함이 가진 확장성에 대해 분석한다. 특히 비일상적 시청각 관계를 연결하는 방식과 스크린/박스 음악의 간극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악 사용방식에 대해 살핀다.
This thesis begins with Federico Fellini's ‘obsession with Rome.’ The 1959 film
The way the director thinks of the place leads to a new aesthetic decision in the film. While Fellini was working on
This essay defines
Subsequently, the theoretical basis of Benjamin analyzes the way Fellini thinks about Rome. First, it covers the ‘implicit memory’ of Rome from the past sequence by reenacting aspects. In the process, it covers Fellini’s implicit memory of fascism and Catholicism. Additionally, it regulates present Rome as seen through the eyes of 'flaneur,' through the reenactment of specific scenes and experiences.
The reenactment style analysis of
of the ambiguous soundtrack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