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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졸업논문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의 키 담론 연구: 키 소수자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
  • 저자명|박소연
  • 학위|석사
  • 졸업연도|2011
  • 담당교수|이상길

주제어

키, 외모주의, 신자유주의, 통치성, 자기 계발, 몸 프로젝트, 의료화, 담론, 권력, 주체화, 정체성, 정상성, 서열주의, 젠더 규범, 가부장제/ height, lookism, neo-liberalism, governmentality, self-development,

국문초록

이 연구는 신자유주의화된 한국 사회에서 2000년대 이후 확산된 문화적 신드롬으로서의 키 담론을 키 작은 남성과 키 큰 여성의 ‘키 관리’ 행위의 실천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오늘날 외모주의 시대에 의학적, 과학적 전문지식과 상품이 대중화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키는 타고나는 자질이 아니라 개선되어야 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키는 갖춰야 할 육체 자본이자 ‘스펙(Spec)’이 되어 개인의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이 연구는 지금껏 물화된 대상으로 여겨져 다루어지지 않았던 개인들의 키에 대한 경험을 통해 키 담론을 고찰함으로써,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왔던 키 담론의 구성양식을 밝혀내고 키 담론을 해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키 담론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문화적 산물임과 동시에 개인들의 미시적인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권력임을 자각하여, 키 담론의 거시적인 사회문화적 구성 요건과 개인의 실천과 주체화를 통해 드러나는 미시적인 키 담론 양 측면을 모두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키 관리를 가능케 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먼저 살펴본 후, ‘키 관리’ 진입 이전 단계와 ‘키 관리’ 실천 단계를 나누어 키 담론의 작동을 고찰하는 방식으로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 방법으로는 키 담론이 주로 겨냥하는 키 작은 남성과 키 큰 여성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 문헌 및 영상자료 분석이 폭넓게 시도되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r\n\r\n첫째, 2000년대 이후 한국 사회 특유의 키 담론을 낳은 사회문화적 배경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한국 사회의 키에 대한 집착은 미국화된(americanized) 급격하고 일방적인 근대화가 한국의 특수한 가부장적 전통문화와 얽혀 들어가면서 발생한 독특한 문화정체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큰 키에 대한 열망은 ‘문명’을 상징하는 서구에 대한 동경이 서구적 미인형의 추구로 이어지고, 서구적 시각문화와 매스미디어에 의해 그러한 욕망이 대중의 일상을 침투하며 강화된 역사적 맥락과 관련된다. 2000년대 이후 급성장한 ‘키 성장 산업’은 ‘과학적 관리’라는 이름 아래 개인의 몸을 소비시장으로 삼고 이상적 외모를 정당화하면서 이에 속하지 못한 키 소수자들을 환자로 호명하고 있으며, 대중매체는 키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강화하는 재현방식으로 이상적인 키의 개념을 상향조정하며 키 크기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r\n\r\n둘째, ‘이상적인 키’에 대한 개인들의 욕망이 사회적 담론에 의해 어떻게 구성되며, 그 과정에서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았다. 키 관리를 추동하는 것은 ‘정상성’과 ‘서열’의 원칙이다. 키가 사회 제도적으로 정상화된 치수에서 벗어날 경우 개인은 신체적 소수자로서 정체성을 부여받을 뿐만 아니라 강제적으로 젠더 규범으로부터 이탈되는 폭력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사회화의 과정에서 신체적인 힘에 따른 서열은 지속적인 학습에 의해 능력과 지배력의 서열로 정당화되고 굳어지며, 키에 여전히 따르는 ‘유전’이라는 관념은 키의 프리미엄을 더욱 강화하고 차별을 정당화하면서 키를 매개로 한 가족정치를 더욱 촉진한다. 그리하여 키가 연애와 결혼, 취업을 위해 요구되는 사회적 자산이 된 현실에 직면한 개인들은 자신의 키를 성찰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r\n\r\n셋째, 개인들이 벌이는 키 관리는 어떻게 자아와 일상을 재조직하는지, 이러한 과정에서 형성되는 주체성의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오늘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도구를 동원한 키 관리는 더욱 정교화된 자기 감시의 일상화를 가능케 한다. 키 관리는 주도적으로 지식을 검열해 자신의 생애주기를 기획하는 전면적인 자기 계발의 체계이다. 그러나 식이요법과 운동, 깔창과 키높이 구두를 동원한 키 관리 행위는 완벽히 통제될 수 없는 몸과 변화를 원하는 자아 사이의 갈등을 낳고 한계에 직면해 주체는 체념 혹은 자기 부정의 상태에 도달한다.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남성은 주로 능력이나 경제력을 키우고, 여성은 외모를 가꾸도록 조장되어 주체성이 성별화된다. 결국 키 담론의 영향력 하에서 개인 차원의 인정 투쟁은 차별에 대한 공적인 문제제기의 의지를 무력화하고 사회적 차원에서 가부장제가 더욱 공고히 유지되도록 기여하게 된다. \r\n\r\n이 논문은 특수한 문화적 신드롬으로서 급격히 떠오른 ‘키 관리’ 실천의 전말을 살펴봄으로써 대한민국 사회의 ‘키 키우기 열풍’에 대한 문화 연구를 시도하고자 하였다. 지금껏 연구가 미진했던 ‘키’라는 몸의 영역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키의 의미가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사회적 재생산의 토대가 되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더불어 이 논문은 자기 계발 담론의 영향력이 확장되어 고정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키까지 몸 프로젝트에 편입되고, 새로운 소수자를 발생시키면서 신체를 자본화하는 한국의 신자유주의적 상황에 대한 비판적 연구이기도 하다. 키 담론을 해체함으로써 발견된 것은 효과적으로 재생산되고 유지되는 가부장제 작동원리이다. 남성 키 180cm 이상, 여성 키 168cm라고 사회적으로 확정된 획일적인 기준은 더 남성적이고 더 여성적일 것의 요구이다. 키 담론은 키 작은 남성을 남성성 부족으로 간주해 차별하고, 키 큰 여성의 남성성 과잉은 위협으로 취급해 배제한다. 키 작은 남성과 키 큰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모두 남성적인 가부장제로부터 기인했으며, 이 둘의 사회적 배제는 결론적으로 남성적인 가치가 우월하다는 정치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키 담론 속 180cm, 168cm는 결코 본능의 결과가 아닌 사회적으로 구성된 이상이며, 이 속에는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와 서열주의, 가부장제, 가족주의가 녹아 있다. 이 논문은 무차별적으로 키 담론에 편승하는 현 사회 분위기를 제고하고 키로 인한 차별이 공적인 영역에서도 논의될 수 있도록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주장한다.

영문초록

This study looks into the "height discourse," a widespread cultural syndrome in Korean society since the 2000's, focusing on how short men and tall women engage in "height management." The purpose is to take a critical and academic approach at the height discourse, by identifying its components and disclosing people's personal experiences around height, a largely under-discovered research topic. By acknowledging that the height discourse is power at work in personal lives, as well as a cultural phenomenon on a social level, this study looked at not only macroscopical, sociocultural sides, but microscopical sides of it, represented through individual practice and subjectification. The study employed a wide range of research methods including literature and video data analysis, with a major focus on in-depth interviews with short men and tall women, the most frequently discussed subjects of height discourse. Study results are as followings. First, the study reveals the historical origin of height discourse in Korean society and the sociocultural background of its spread since the 2000's. Korean society's extraordinary obsession with height has to do with its historical context; during its rapid modernization and americanization, tall height came to represent civilization and wealth. The height discourse pursuing western beauty standards reflects Korea's ambivalent cultural identity; both admiration and complex toward the west. The "height growth industry," which expanded fast since the 2000's, sees one's body as a market to be capitalized on, under the name of "scientific management." It also labels "height minorities" as patients. Furthermore, the mass media promote irrational competition on height and height discrimination, by repeatedly presenting height stereotypes. Second, the research shows how one's desire for "ideal height" is created by social discourse, and how power works in the process. Desire for height is caused by the principles of "normality" and "hierarchy," which come from the height discourse. When one's height falls out of social norms, one's identity is marked as a physical minority and forced out of gender norms. During socialization, a hierarchy of physical strength is justified and strengthened as one of ability and dominance. Furthermore, the idea of heredity further motivates family politics based on height, Under the circumstances, one feels compelled to consciously manage height, in a society where height is considered essential social capital for relationship, marriage, and career. Third, the study discovers how one restructures one's self and daily life through height management, and the features of subjectivity acquired during the process. Today's height management enables more sophisticated daily self-surveillance. Height management is a holistic self-development process where one actively designs a life cycle. However, the height management brings about a conflict – a conflict between one's body, which is beyond one’s control, and one's self, which seeks to control. And such limitation leads one to the state of frustration or self-denial. Subjectivity is gendered in ways that men are urged to become more capable or wealthy, whereas women are encouraged to make themselves look better. After all, the fight on the individual level neuters the will to publicly address the issue, and helps solidify patriarchy on the social level. This paper tries cultural studies on "height growing fever" in Korea. The study holds significance in taking a sociological perspective on an under-studied physical trait, "height". By studying the height discourse, the research discovered how patriarchical functions are effectively reproduced and sustained. The uniform height standards of 180cm for men and 168cm for women are socially defined criteria, which require men to be more masculine and women to be more feminine. The standard heights of 180cm and 168cm were not imposed by people's instincts but are socially created ideals. And they all imply Korean society's lookism, hierarchism, and patriarchy. This paper questions the social atmosphere that uncritically engages in height discourse, and argues that gradual change is needed for height discrimination to be discussed in the public arena.

비고 : N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