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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졸업논문

미투 운동에서 ''객관적 진실''의 딜레마: 안희정 사건 관련 담론에 대한 비판적 분석
  • 저자명|김효영
  • 학위|석사
  • 졸업연도|2019
  • 담당교수|윤태진

주제어

미투운동, 객관적 진실, 가치중립성, 페미니스트 인식론, 비판적 담론분석, 안희정 사건

국문초록

미투 운동(#Metoo movement)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데 기여해왔다. 하지만 미투 운동으로 제기된 사건들이 본격적으로 법적 절차를 밟고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객관적 진실’이라는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에 이 연구는 사법기관과 미디어에서의 ‘객관적 진실’ 규범을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재조명해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비판적 담론분석 방법을 활용하여 2018년 3월 5일부터 2018년 8월 19일까지 구성된 안희정 사건 관련 담론들을 분석했다. 문제제기가 있었던 제1국면(3/5-7/1), 재판이 진행된 제2국면(7/2-8/14), 1심 선고 후 제3국면(8/14-8/19)으로 나누어 시간의 흐름에 따른 담론 변화를 살펴보았다. 먼저 주요 행위주체인 가해자, 생존자, 사회운동단체들은 각 시기별로 어떠한 담론을 구성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다음 사법기관과 미디어는 주요 행위주체들의 담론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무엇을 ‘객관적 진실’로 구성하고 있는지, 그것이 가지는 사회문화적 함의는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했다.
주요 행위주체들의 담론분석 결과, 가해자 측은 이 사건을 ‘합의에 의한 관계’, ‘불륜 관계’로 정의하면서 법적 문제에서 도덕적 문제로 전환시키고 있었으며, ‘꽃뱀’ 담론을 끌어와 생존자를 가정 파탄을 초래한 꽃뱀 ‘가해자’로, 안희정과 그의 부인을 ‘피해자’로 이미지화했다. 또한 ‘성적 자기결정권’에 관한 페미니즘 담론을 재해석하여 성폭력의 책임을 생존자에게 돌리는 전략을 취하며 성폭력 문제를 ‘개인화’했다. 생존자는 이 사건을 ‘위계·권력에 의한 성폭력’으로 보고 상하 권력관계를 강조했으며, 직장에서의 노동권과 성차별 문제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시켰다. 또한 다른 생존자들과 연대를 추구하고 정치계 전반의 문제로 확장시키며 성폭력 문제를 ‘구조화’했다. 사회운동단체들은 전반적으로 생존자의 주장과 동일했지만,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장시키며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법·제도의 마련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사법담론을 분석한 결과, 사법기관에서는 “가해자가 위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함으로써 권력의 문제를 배제하고 ‘합의에 의한 관계’로 의미화했다. 주된 근거로는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자존감’을 제시했다.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사회운동단체의 담론을 끌어와 판결문에 인용하면서도 권력에 대한 논의는 삭제하고 주체성 논의를 부각시키는 등 가해자의 담론과 유사한 구조를 보였다. 또한 생존자가 ‘피해자답지 않은’ 언행을 보였다고 판단하며, ‘정조 이데올로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미디어 담론분석 결과, 각 미디어가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지는지, 젠더를 중요하게 고려하는지 여부에 따라 표상되는 담론들에 차이가 있었다. 보수신문인 <조선일보>, <동아일보>에서는 미투 운동을 ‘진보정당의 문제’로 의미화했으며, 성폭력 사건을 자극적으로 묘사하며 상업적 목적을 위한 가십거리로 다루었다. 또한 가해자에 대한 동정 담론과 사회운동단체에 대한 부정적 담론도 등장했다. 진보신문인 <한겨레>, <경향신문>에서는 권력·위계를 강조하는 등 전반적으로 생존자, 사회운동단체들의 담론과 유사했지만, 성폭력 피해를 축소 해석하기도 했다. 또한 미투 운동으로 인해 진보정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을 우려하며 ‘적폐청산’ 담론을 끌어왔다. 이처럼 보수신문과 진보신문은 젠더 시각에서는 차이를 보였지만, 미투 운동이 정치권에 미칠 타격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유사했다. 한편, 젠더 시각에서 사회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여성신문>은 미투 운동이 ‘정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비판했다. 또한 사회 전반의 성차별적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치 참여와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사회운동단체들의 담론과 유사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이 연구는 사법기관과 미디어에서의 객관성 규범은 가치중립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행위주체들 간의 권력관계를 비가시화하는 인식론적 상대주의로 나아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또한, 피해 여성들의 경험을 ‘객관’이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여성들의 경험을 동질화하는 피해자 중심주의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연구는 이러한 딜레마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객관성 규범’의 전제를 흔들고, 타자들의 관점에서부터 출발하여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맞추는 페미니즘을 대안적 인식론으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영문초록

The #Metoo movement has denounced sexual violence in the current society while also encouraging change. However, as the #Metoo cases received spotlight through the legal process and media, it encountered questions of “objective truth.” This study attempts to reexamine the norms of “objective truth” within judicial institutions and the media from a feminist viewpoint. To this end, I analyzed the discourses related to the Ahn Hee-jung Case from March 5, 2018 to August 19, 2018, using a critical discourse analysis method. The following parts of the case were analyzed: the first phase (March 5th to July 1st), the second phase (July 2nd to August 14th), the third phase (August 14th to August 19th), and the change of discourse according to the flow of time. I first analyzed how the main agents of the case -- perpetrator, survivor, and social movement organizations -- construct the discourse for each phase. Then, I further discuss its relation to the judicial authorities and media, the construction of “objective truth,” and the overall sociocultural implications.
As a result of analyzing the discourse of the major agents, the perpetrator’s side defined the case as a “consensual relationship” or an “affair,” shifting it from a legal problem to a moral issue. The perpetrator focused on the “gold digger” discourse, trying to portray the survivor as the “gold digger”; Ahn Hee-jung and his wife as the “victims.” The perpetrator’s side reinterpreted the feminist discourse of “right to sexual autonomy” to impose the responsibility of sexual assault on the survivor, thereby reducing the case to an “personal” issue. The survivor regarded the case as “sexual violence by hierarchy,” stressing the power relationship. The survivor placed the case at the intersection of labor rights and gender discrimination in the workplace. The survivor also pursued solidarity with other survivors, expanded the case to a political problem, and “structuralized” the issue of sexual violence. Social movement organizations generally had similar opinions and views as the survivor's claims. However, they differed in that they extended it to a broader social problem and called for radical reforms in the establishment of law and social systems.
As a result of analyzing the judicial discourse, the judicial institution judged that the perpetrator “did not exercise power” and, therefore, is “not guilty.” The main reasons were that the woman practiced the “right to sexual autonomy” and had high “self-esteem.” The verdict resembled the perpetrator’s discourse structure in that it applied and quoted the social discourse of “right to sexual autonomy,” without discussing power and authority. It also pointed out that the survivor showed actions that were not “victim-like” and referred to the “chastity ideology.”
The media discourse varied based on each media channel’s political interest and sensitivity to gender issues. Conservative newspapers, Chosun Ilbo and Dong-A Ilbo, described the #Metoo movement as a “problem of the Progressive Party,” and actively portrayed it as gossip for commercial purposes. The discourse also included a sympathetic tone toward the perpetrator and negative attitude about the social movement organizations. Progressive newspapers, Hankyoreh and Kyunghyang Newspaper, emphasized power and hierarchy, similar to the discourse of the survivor and social movement organizations, but underestimated the damage of sexual violence. Moreover, concerned that the movement may negatively affect the support rating for the Progressive Party, the discourse of “eradication of enemy” emerged. The conservative and progressive newspapers differed in gender perspective, but similarly focused on the political impact of the movement. On the other hand, Women's News, which aims to analyze society from the perspective of gender, was critical of how the movement was abused in “political warfare.” It is similar to the discourse of social movement organizations in that it emphasized the necessity of political participation and structural reform.
This study shows the limitation of the “norms of objectivity” in judicial institutions and media in that it fails to achieve the goal of value neutrality and leads to epistemological relativism by obscuring the power relations between agents. The study also points out that claiming the experiences of victims as “objective” is also likely to fall into the error of victim-centrism that homogenizes each victim’s experience. Therefore, this study challenges the premise of the existing “norms of objectivity” in order to overcome the dilemma and suggests a feminist approach as an alternative epistemology.

비고 : N1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