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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졸업논문

한국 재난영화의 정치적 무의식 : 2010년대를 중심으로
  • 저자명|한송희
  • 학위|석사
  • 졸업연도|2019
  • 담당교수|이상길

주제어

한국 재난영화, 액체근대, 근대성, 재난-위험, 한국사회, 재현, 알레고리, 정치적 무의식

국문초록

이 연구는 2010년대 한국 재난영화의 등장 및 흥행을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간주하고 사회와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분석한 글이다. 최근에 일었던 한국 재난영화의 강세는 ‘글로벌 위험사회’가 핵심 키워드가 된 보편의 역사와 재난영화를 더 이상 오락적 대상으로 소비할 수 없는 한국의 특수한 맥락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생겨난 문화현상이다. 또한 동시에 이들 영화는 스펙타클적 이미지를 전면에 배치하고 할리우드 전통의 재난 관습을 따르면서도, 한국사회라는 구체적인 현실을 압축적으로 표상하여 지정학적 특수성을 깊이 새기고 있는 징후적 텍스트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 연구는 한국 재난영화를 알레고리적으로 독해하고 텍스트에 내재된 정치적 무의식에 주목함으로써 이들 영화의 사회문화적 함의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그간 이루어졌던 한국 재난영화에 대한 연구는 개별 영화를 중심으로 재난 스펙타클의 이미지나, 등장인물, 내러티브 등을 분석함으로써 영화의 장르적 특수성을 규명하거나, 영화를 특정한 사건의 은유로 읽음으로써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담겨져 있다고 당위적으로 주장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영화를 단순히 오락적 텍스트로만 환원시키거나 영화의 의미 및 가치를 해당 텍스트로만 한정시켜 논의의 확장을 어렵게 만든다. 한국 재난영화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들 영화를 장르영화로 환원하거나 특정 사건에 대한 알레고리로 치부하기보다는, 개별 텍스트의 총합으로 인식하고 사회와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탐구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2010년대에 개봉한 대중영화들 중 7편의 한국 재난영화-<연가시>(2012), <타워>(2012), <더 테러 라이브>(2013), <감기>(2013), <부산행>(2016), <터널>(2016), <판도라>(2016) 등-를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개별 텍스트에 대한 분석을 위한 구체적인 연구물음들은 영화 속 재난의 의미, 맥락적 조건, 정치적 무의식을 묻는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연구대상들을 알레고리적으로 독해하였으며, 근대성에 관한 논의들을 분석적 자원으로 삼았다.
텍스트 분석 과정에서 이 연구가 특히 주목한 것은 스펙타클 이미지를 활용한 재난의 재현 방식과 재난의 의미 확장이다. 이들 영화에서 재난-스펙타클은 별도의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재난 서사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강화시키는 기능을 하며, 이처럼 재난의 디스토피아적 성격이 강조되는 것은 국가권력의 생명정치와 억압적 폭력을 정당화시켜주는 계기가 된다. 이는 재난이 또 다른 차원의 재난을 연쇄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한국 재난영화는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변화된 세계의 형상 및 삶의 형태 등을 재난으로 제시한다.
재난 서사의 흥행이라는 문화현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이 연구는 한국 재난영화를 동시대 한국사회라는 역사적 지평 속에 위치시키고 그 재현체계를 맥락적으로 재구성했다. 한국 재난영화는 재난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2010년대의 우리사회에서 발생한 재난참사 및 위험 이슈들과 밀접하게 연관되며, 그것의 물질적 토대가 되는 변화된 삶의 조건들 역시 하나의 재난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2000년대 이후 급속도로 재편된 한국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액체근대’라고 명명할 수 있는 오늘날의 변화된 세계에서 이 글이 특히 주목한 것은 제국 자본주의의 형성과 하층계급이라는 새로운 잉여적 삶들의 탄생, 그 중에서도 ‘근로빈민(working poor)’이라는 새로운 빈곤 계층의 출현이었다. 이와 같은 전지구적인 변화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더욱 심화시키는 기제로 작동하였으며 ‘헬조선’ 담론 및 ‘탈조선’ 현상을 파생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동시대 재난 참사들, 이를테면 가습기 살균제 사태나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지진 및 원자력 이슈 등은 작금의 대한민국을 하나의 지옥으로 인식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한국 재난영화가 구현하는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은 동시대의 재난참사 뿐만 아니라 그간 목도해온 역사적 재난에 관한 집합기억 및 정서구조를 소환하고, 유토피아적 충동을 서사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현실의 문제와 사회적 모순을 가상의 영역에서나마 해결하고자 하는 정치적 무의식을 발현시킨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한국 재난영화가 이러한 무의식을 드러낸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텍스트의 이데올로기적 기능에 의해 발현될 가능성이 차단되거나 정치성이 소거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 영화는 가상의 재난을 리얼리즘적 재현의 틀 안에서 다룸으로써 비윤리적 재현이라는 문제를 초래한다.
이 연구는 집합적 범주로서의 한국 재난영화를 탐구함으로써 이들 영화가 정치적 무의식을 함축하고 있는 문화적 산물임을 밝히고, 다양한 논의를 이끌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새로운 토론의 여지를 제공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한국 재난영화는 현실의 재난참사들을 환기시키고 대한민국의 오늘을 밀도 높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정치적 논의를 촉발시킬 수 있으며, ‘포스트 4·16’이라는 특수한 조건 속에서 재난을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학적 논의를 촉발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 영화가 다양한 성찰적 담론을 이끌어 낼 여지가 다분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태로서만 존재할 뿐이라는 사실이다. 텍스트의 무의식적 차원에 머물러 있는 가능성들을 의식의 차원으로 끄집어내어 정치성으로 변환시키기 위해서는 텍스트에 개입하여 적극적으로 해석할 관객의 존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연구는 최종적으로 한국 재난영화가 시대적·사회적 상흔을 새기고 있는 문화 텍스트로 간주되어 다층적인 해석이 활발히 이루어질 때 새로운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영문초록

This study considered the appearance and success of Korean Disaster Films in the 2010s as a cultural phenomenon and analyzed them in close relation to society. The popularity of Korean Disaster Films in the 2010s is a cultural phenomenon arising from the intersection of the global context in which the ‘Global Risk Society’ has become a keyword in terms of Liquid Modernity and late capitalism, and of the specific local condition that can no longer consume disaster movies as entertainment. Also these films are a symptomatic text that place the spectacle images at the front and follows the style of Hollywood’s Disaster films, and are engraved with the geopolitical specificity by presenting a reality of Korean society compressively at the same time. Based on this understanding, this study find out the sociocultural meanings of the Korean Disaster Films by reading texts allegorically and focusing on the Political Unconscious inherent.
The studies of the Korean Disaster Films that has been done in the past explore the genre specificity of the film by analyzing the image of the disaster-spectacles, the characters, the narratives based on individual film, or assert that these films contain a sense of criticism about Korean society by reading the movie as a metaphor for tragic incident. This approach, however, makes it difficult to expand the discussion by simply returning the film to entertainment only, or by limiting the meaning and value of the film to only that text. In order to draw productive discussions of Korean Disaster Films, we need to be recognized as the sum of individual text and explored in close association with society, rather than considering them to genre movies or treating them as allegories of specific accident.
This study includes seven disaster films that made in the 2010s: Deranged(2012), Tower(2012), The Terror Live(2013), The Flu(2013), Train to Busan(2016), Tunnel(2016), Pandora(2016). Specific research questions for analysis of individual text ask the meaning of disaster in the films, contextual conditions, and the political unconscious. To this end, this study interpreted all texts allegorically, and the discussions on modernity have been used as analytical resources.
In the course of analyzing the Korean Disaster Films, this study especially paid attention to how represent of disasters and how expand the meaning of disasters. Disaster-spectacle in these films serves to reinforce and enhance the dynamics in narrative of disaster rather than playing separate independent roles, and like this, emphasizing the dystopian nature of the disaster like this, justifies the bio-politics and repressive violence of state power. This can be interpreted as an emergence of one disaster sparked another level of disaster off. In addition, these films present the shape of the world and the life forms that have changed under the capitalism as disaster.
To fully understand the cultural phenomenon of the disaster themes’ hit, this study places Korean Disaster Films in the historical horizon of recent Korean society and reconstructs the representation systems contextually. Korean Disaster Films closely linked to disaster-risk issues that occurred in the 2010s and the drastic changes in our society since the 2000s, because they regard both sudden accidents and the changed life underlying them as a ‘disaster’. What is particularly remarkable in today's changing world, which can be denominated as "Liquid Modernity" was the formation of the ‘Empire’ capitalism, and the birth of new surplus lives which means lower classes, especially the emergence of ‘working poor’. This global change played as a catalyst for deepening structural contradictions in Korean society, resulting in the ‘Hell Chosun’ discourse and the ‘Deviation of Chosun’ phenomenon. In addition, disasters of the same era, such as the accidents of humidifier sterilizers, the tragedy of Sewol ferry, the MERS crisis, the earthquake and nuclear power issues, did a crucial role in awaring Korea as a hell.
The distopian imagination of Korean Disaster Films evoke not only contemporary disasters but also collective memory and the structure of feelings about historical disasters that we have been experienced so far, and reveals the Political Unconscious that seeks to solve real problems and social contradictions in virtual areas by placing utopian impulses on the narrative. But the important point is that even if these films reveals the Unconscious, it will block the possibility of being expressed or the politics will be erased by the ideological function of the text. What is more, they also face the problem of unethical representation by putting virtual disasters within the framework of realism.
This study is meaningful in that it explores Korean Disaster Films as a collective category, revealing that these films are cultural products implicating the Political Unconscious, and they have provided room for new discussions by identifying the potential to lead various discussions. Korean Disaster Films can trigger social and political discussions in that they not only evoke contemporary disasters in real world, but also represent the Korea today densely, and spark aesthetic discussions in that they represent disasters under special conditions called 'Post 4-16.' However, what is important is that these possibilities exist only as “dynamis”, although they have plenty of room for various reflective discourse.
In order to extract the possibilities that remain in the abyss-the unconscious level of the texts- into the surface-the conscious level of the texts- and convert it into politics, the presence of the audience to intervene in the text and interpret it actively should be preceded. This study ultimately suggest that new discussion can be initiated only when Korean disaster films are regarded as a cultural text that engraved with historical and social scars and a multi-layered interpretation is active.

비고 : N1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