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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졸업논문

스트리밍 시대 새로운 음악 감상 방식의 출현과 그 의미 연구: 플레이리스트 이용 사례를 중심으로
  • 저자명|김호경
  • 학위|석사
  • 졸업연도|2021
  • 담당교수|이상길

주제어

스트리밍 음악 감상, 음악 경험 연구, 현상학, 음악사회학, 아도르노, 메를로-퐁티

국문초록

이 연구는 스트리밍 시대 새로운 음악 감상 방식의 하나인 플레이리스트 감상 문화를 분석한 글이다. 원하는 때에 원하는 거의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감상 환경에서 이용자들이 도리어 선택의 곤란을 겪자 음원 서비스 플랫폼은 음악 감상 방식의 하나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하기 시작했다. 전문 큐레이터,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특정 상황이나 상태를 규정짓는 하나의 감각 틀과 함께 30분∼1시간가량의 재생 목록을 제공하면 이용자들은 그 안내에 따라 감흥을 누리기도 하고 다양한 음악 정보를 얻기도 한다. 플레이리스트 감상 행위는 이용자들의 음악 경험 전반, 나아가 일상의 다양한 순간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차원의 음악 경험을 만들고 유의미한 담론을 양산한다.
그간 음악 예술 연구는 음악 작품의 미학적 측면, 문화산업의 구조적 특성 이 두 분야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이는 아도르노(Adorno, T. W.)가 정립한 음악사회학의 초기 모델의 영향인데, 아도르노는 사회의 인식적 경향이 음악의 내재적 논리, 이를테면 음 체계나 악곡의 형식적 속성을 통해 진단될 수 있다고 보았다. 아도르노가 이론화한 음악 경험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한편 문화산업의 산물을 천편일률적이고 무가치한 것으로 일축해버린 데 비판의식을 갖게 된 음악사회학자들이 이후 예술 산업 분야의 흥미로운 주제들을 발견하고 기술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청자가 얻는 ‘음악의 효과’에 대한 물음은 학문 영역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고, 다양한 맥락을 고려한 특수한 음악 경험들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연구자는 유튜브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 채널 운영자-이용자 간 다양한 의사소통을 관찰하고 그 의미를 분석하였다. 또 유튜브 외 멜론, 애플 뮤직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플레이리스트를 즐겨 듣는 20∼40대 일곱 명을 심층 인터뷰하였다.
이 연구가 특히 주목한 것은 플레이리스트라는 하나의 ‘소리 세계’를 경험하는 감상자들의 ‘몸’이다. 플레이리스트 감상자들은 ‘객관적 시간’은 배제한 채 적극적인 ‘귀 기울임(listening)’의 태도로 플레이리스트가 만드는 소리 세계에 들어가며, 감상자인 ‘나’는 플레이리스트 감상 행위가 구축한 세계의 일부가 된다. 이 세계는 어떤 틀에 박힌 지각 규범이나 범주, 예컨대 음악학의 미학적 언어들이나 문화산업의 객관적 정보를 반영한 결과가 아니며 행위자에게 그저 자연적 환경, 즉 사유의 장, 지각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양식에 따라 하나의 운동이 펼쳐지도록 허락한다. 감상자는 사진이나 영상물 등 시각적 이미지, 효과음, 제목이나 가사 번역 자막 등 언어적 단서 같은 여러 요소와 함께 총체적으로 음악을 경험한다.
이 과정은 아이디(Ihde, D.)가 기술한 테크놀로지 차원의 몸 개념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의미들로 대상화되는 ‘몸2’는 테크놀로지에 욕망과 판타지를 투영하여 ‘가상-몸(image-body)’을 만들어내고 스펙터클의 체험을 통해 실존적으로 살아 있는 ‘몸1’의 변화를 체험한다. 이용자들은 플레이리스트 감상 행위를 통해 현실 세계와 분리된 가상 세계를 쉽게 창조해내지만 동시에 그 한계 역시 마주하게 된다. 일상과 테크놀로지 경험이 쉽게 뒤섞이며 문화 ‘상품’으로서의 음악은 점점 더 인지하기가 어려워지고 그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진다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플레이리스트 감상 문화는 그동안 음악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청자들에게 당연하게 주장해온 미학 체계 안에서의 ‘진지한’ 감상 태도와는 다른 자유로운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등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한편 타인의 감각에 의존하게 만든다는 부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취향 공동체의 느슨한 연대 속에서 서로의 감각적 ‘계기’에 공감하고 이를 격려하는 특징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달리 표현하면 생산적인 음악 담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연구는 무엇보다 플레이리스트 감상 행위의 계기, 과정, 그 외 음악 경험 전반의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여 관찰하는 데 중점을 둔다. 플레이리스트 감상 행위가 청자를 수동적인 소비자로 만든다는 식의 이분법적 결과를 도출하는 일을 경계한다. 현대의 음악 감상자들은 빠르고 간편하게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현 조건을 활용하여 단지 일에 집중하기 위한 배경음악으로 삼기도 하고, 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탐색하기 위한 창구로 삼기도 하며, 몇몇 음악가나 작품에 애정을 쏟기 위한 도구로 여기기도 한다. 물론 배경음악으로 삼았던 플레이리스트가 취향의 영역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그 안에서 나름의 위계를 이루거나 취향을 확장 및 변화시키기도 한다. 테크놀로지 차원의 음악은 음원, 즉 소리로의 자극 외 다양한 형태와 경로로 소비되며 그 체계에 복잡성을 띤다.
오늘날의 음악 감상자들은 점점 더 ‘나’에게 잘 맞는 음악, ‘나’를 만족하게 해주는 음악을 더 쉽게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미 알고리즘 혹은 타인이 제안하고 안내하는 경험을 누리는 일에 익숙해져 있으며 음원 제공 플랫폼을 포함한 여러 음악 관련 기업들은 점점 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이용자는 이러한 산업적 측면을 인지하고 스스로 음악 경험 및 취향을 능동적으로 형성하려는 태도를 지닐 필요가 있다. 음악에 대한 욕구와 상상력을 타인이 아닌 자신의 호기심으로 채워가며 발견하고 누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문초록

This study analyzes the culture of listening to playlists, one of the new ways to listen to music in the streaming era. The streaming listening environment, where users can listen to almost any music they want at any time, has made it difficult for users to choose. As a result, music service platforms began to make and distribute playlists as a new way to listen to music. If a playlist of about 30 minutes to 1 hour is provided with a sensory frame that defines particular situations and conditions recommended by professional curators or influencers, users can enjoy following the guide and get a variety of music information. Playlist appreciation acts affect the user’s experience of overall music, and even various moments in everday life, creating a new level of musical experience and producing meaningful discourse.
In the meantime, music research tends to focus on two areas: the aesthetic aspects of music work and the structural characteristics of the cultural industry. This is the effect of an early model of music sociology established by Adorno, T. W., which believes that the perceived tendencies of society can be understood through the inherent logic of the music, such as the musical system or its formal nature. Music sociologists have steadily developed the music sociology theorized by Adorno. However, they also criticized the products of the cultural industry as monotonous and worthless. Since then, they have discovered and described interesting topics in the art industry. In this process, the question about the ‘effectiveness of music’ of listeners was rarely addressed in the academic field, and the need for discussion of special music experiences considering various contexts emerged.
I observed and analyzed the meaning of various communication between playlist channel operators and users. Also, I interviewed seven people aged 20 to 40 who enjoyed listening to playlists on various platforms such as YouTube, Melon, and Apple Music.
What this study particularly focused on is the ‘body’ of appreciators who experience the ‘sound world’ called a playlist. The playlist appreciator enters the world of sounds created by the playlist in an active ‘listening’ attitude, excluding ‘objective time’, and the appreciator, ‘I’ becomes a part of the world built by appreciating the playlist. This world is not a result of any stereotyped perceptual norms or categories, such as the aesthetic language of music studies or objective information of the cultural industry, but it allows actors to exercise themselves by simply providing a natural environment that is, a place of perception or thought.
This process can be embodied in the technology-level body concept described by Ihde, D.. ‘Body 2’, which is objectified in political, social and cultural meanings, projects desires and fantasies into technology, creating an ‘image-body’ and experiences changes in ‘body 1’ that are realistically alive through the spectacle experience. Users can easily create a virtual world that is separate from the real world by appreciating the playlist, but at the same time, they also face limitations. It can be pointed out that everyday life and technolgical experiences are easily mixed, and music as a cultural ‘product’ becomes increasingly difficult to recognize and depends on it.
The playlist appreciation culture plays a negative role in making listeners rely on other people’s senses while playing a positive role, such as enabling free thinking, which is different from the ‘serious’ appreciation attitude within the aesthetic system which experts in the field of music have argued that it is natural for listeners. In the loose solidarity of the taste community, it is possible to find features that sympathize with and encourage each other’s sensory ‘motives’, which in other words, it is difficult to expect a productive music discourse.
This study focuses most on observing considering the motivations, processes, and various other contexts of the behavior to appreciate the playlist. I am wary of drawing dichotomous conclusions, such as making listeners passive consumers by appreciating the playlist. Today’s music listeners take advantage of the current conditions that allow them to quickly and easily listen to the music they want. For example, it is regarded as a background music to concentrate on the work, a window to explore the unknown world, and a means to devote affection to some musicians and works. Of course, the playlist, used as the background music, may enter the realm of tastes, and may expand and change the range of tastes. Musix at the technology-level is consumed in a variety of forms and channels other than sound stimulation and its system is complex.
Today’s music listeners increasingly tend to find music that suits them better, and music that satisfies them more easily. They are already used to the experience of algorithms, or others suggesting and guiding them. Several music-related companies, including music platforms, are increasingly focusing on providing customized services. Users need to be aware of these industrial aspects and have an attitude to actively shape their own musical experiences and tastes. Also, they should make an effort to discover, and desire, and imagine their own music to satisfy their curiosity.

비고 : N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