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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졸업논문

사법 보도의 뉴스 특성에 관한 연구
  • 저자명|유용민
  • 학위|박사
  • 졸업연도|2017
  • 담당교수|강상현

주제어

헌법재판, 사법 보도, 재판 보도, 사법 저널리즘, 헌법재판소, 결정, 정파성, 사법, 정치의 사법화

국문초록

사법 보도의 뉴스 특성에 관한 연구
통합진보당 및 간통죄 사건 헌법재판 보도 비교분석

최근 한국 사회의 사회정치적 국면은 정치를 통해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 사법 수단과 절차를 통해 다뤄지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을 통해서 잘 설명된다. 이러한 현상이 대두되면서 정치와 사법의 관계를 둘러싼 민주주의 위기 논쟁이 제기되었다. 한편에서는 사법이 정치를 대체함으로써 삼권분립을 위태롭게 하고 민주주의 위기를 야기한다고 비판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 또한 법치에 근거하는 것으로 정치의 사법화는 민주주의와 법치의 성숙 과정에서 제기되는 불가피한 흐름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정치와 사법 어느 한 편의 우선성을 강조하는 이항대립적인 논쟁 구도가 팽팽히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0년대 중반 이래 한국사회에서 확인되기 시작한 정치의 사법화의 주된 사례들을 보면,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해결되지 못한 공적 의제가 법원이나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정치의 사법화를 민주주의 진전 과정에 수반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일면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 결과 기존의 자기 역할을 넘어서 정치의 역할까지 적극적으로 대체 혹은 보완해 가는 사법을 한국사회의 주된 민주적 운영원리 중 하나로 정당화해 가기 위한 논의가 재조명될 필요가 제기된다.
이러한 맥락을 언론학적 관점에서 숙고하면, 사법의 기능과 역할이 증대되는 현실에 직면하여 사법에 대한 언론 보도의 기능 및 역할에 대한 논의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과거와 같을 수 없음을 각인할 수 있다. 사법에 대한 공적 정보를 공중에게 제공하고 사법을 둘러싼 바람직한 여론 형성에 기여해야 할 저널리즘 역할에 대한 학술 논의가 재조명될 필요가 그만큼 커진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에 관한 지금까지의 언론학 논의는 법조보도라는 포괄적인 맥락으로 다뤄지거나, 대중적 자극과 관심을 끄는 검찰수사 보도?형사 보도?범죄 보도 등에 그 초점이 국한됨으로써, 정작 사법부 재판과 판결에 관계된 언론 보도의 기능과 역할은 본격적으로 검토되지 못했다. 사법과 언론 관계는 주로 언론법제 측면에서 다뤄졌을 뿐, 법 현실을 다루는 저널리즘 영역에 정면으로 주목하는 연구는 극히 드물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연구는 헌법재판에 관한 국내 주요 언론 보도의 뉴스 구성이 갖는 특성을 탐색하고, 그 특성이 헌법적 분쟁 이슈가 갖는 정파적?공적 성격 요인 및 헌법재판소 결정 전후로 구분되는 시기 요인에 따라서 어떠한 차별성을 보이는지를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이를 근거로 이 연구는 헌법재판 이슈에 대한 뉴스의 특성이 갖는 함의를 민주주의 맥락에서 사법에 대해 언론이 수행하는 저널리즘 기능과 역할 측면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통합진보당 해산 헌법재판과 간통죄 위헌 헌법재판 사건에 대한 국내 주요 신문 4개 매체(조선일보?중앙일보?경향신문?한겨레)의 관련 보도를 분석 사례로 선정하여, 이들 매체가 보도한 관련 기사 685건을 계량적인 내용분석 방법을 주된 연구방법으로 활용하여 분석했다. 뉴스 특성은 뉴스보도의 내용적 특성, 형식적 특성, 사법에 대한 의미-구성적 특성을 중심으로 고찰했다. 그리고 뉴스 특성이 이슈의 성격 요인(정파적?공적 대 비정파적?사적) 및 시기 요인(헌법재판소 결정 전후별)에 따라서 어떠한 차별성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 함의는 무엇인지를 고찰해 보았다.
분석 결과는 다음 네 차원으로 요약해 볼 수 있었다. 첫째, 뉴스 내용적 측면에서 통진당 헌법재판 보도는 행위자 간 갈등과 대립 측면에 초점이 맞춰지는 갈등 저널리즘 맥락으로 다뤄지는 반면, 간통죄 헌법재판 보도는 재판 과정과 절차에 따라 제기되는 이슈들을 전달하는 기사들이 많아 사실 전달에 주력했음을 추측케 했다. 취재원 활용 관행의 경우, 통진당 보도의 경우 사법 영역과 정치 영역의 취재원이 엇비슷한 비중으로 활용되는 반면, 간통죄 보도의 경우 사법?법조 영역 취재원 의존도가 높았다. 언론이 통진당 해산 헌법재판은 정치적 차원과 사법적 차원이 서로 경합하는 이슈 공간으로, 간통죄 헌법재판은 사법적 절차와 수단에 의해 다뤄지는 것이 정당한 현실임을 승인하고 있음을 추측케 한다. 언론은 또한 헌재 결정 이전에는 행위자 간 갈등에 주목하는 반면, 결정 이후에는 재판 결과를 둘러싼 현실 해석을 위한 분석적?해석적 기사 배치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를 보도 사례별로 살펴보면, 통진당 보도의 경우 헌재 결정 이후에 헌재 결정에 대한 분석적?해석적 기능을 담당하는 보도 비중이 강화되는 반면, 간통죄 보도의 경우 헌재 결정 이후 헌재 결정 내용과 후속 조치를 전달하는 보도 비중이 늘어나는 대조적인 차이를 보였다. 이는 정파적 이해관계가 결부된 사안의 경우, 결정 이후 시기에 언론이 헌재 결정에 대한 정당화 혹은 탈-정당화 시도를 둘러싼 정파적 경쟁을 벌였을 가능성을, 반대로 간통죄 위헌처럼 정파적 동기가 개입될 여지가 적은 사안의 경우, 언론이 결정 이후 헌재 결정과 그 후속 조치 및 의미에 대한 이해를 돕는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보도 기능에 주력했을 가능성을 추측케 한다.
둘째, 뉴스 형식 측면에서, 기사 유형 차이를 통진당 보도와 간통죄 보도로 나눠 살펴보면, 통합진보당 해산 헌법재판 보도에서 사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간통죄 위헌 헌법재판 보도에서 사설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매우 높았다. 언론이 정파적 헌법재판 사안을 보도할 때, 언론 스스로의 의견과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경향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칼럼 기사 유형의 분석 결과와는 상충되었기 때문에 기사 유형 양상만 놓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헌재 결정 이후에는 공통적으로 의견기사 비중이 상승했다. 이는 결정 이후 언론이 사실기사 대 의견기사의 비중을 체계적으로 조정했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 특성의 변화는 통진당 보도와 간통죄 보도에서 상이한 맥락으로 해석되었다. 통진당 보도에서 의견기사의 증가는 헌재 결정에 따른 이념적 선호에 따라 헌재 결정에 대한 지지와 비판이라는 양 갈래로 극화되는 ‘정파적 저널리즘’이 강화된 결과로 볼 수 있었던 반면, 간통죄 보도에서 의견기사의 증가는 언론들이 헌재 결정을 집합적 수준에서 수용하면서 헌재 결정이 갖는 맥락, 의미, 가치를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일종의 ‘안내적 저널리즘’이 작동한 결과로 추측할 수 있었다.
셋째, 헌법재판소 및 헌법재판 사안에 대한 기사 태도와 뉴스 프레임을 분석한 결과는 정파적?공적 이슈일 경우와 비정파적?사적 이슈 보도 간에 언론의 뉴스 특성의 대조적 차이를 보다 분명히 드러냈다. 언론은 간통죄 보도에 비해 통진당 보도에서 보다 탈-중립적인 보도 경향을 보였으며, 이념적 우호 관계에 있는 언론과 그렇지 않은 언론 간에 헌법재판소에 대한 태도나 재판 사안에 대한 태도 모두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양상은 헌재에 대한 태도와 재판 사안에 대한 태도 두 차원 모두에서 확인됨으로써, 사법에 대한 언론의 정당화/탈-정당화 시도는 정파적 보도 관행 내에서 사법적 사안 그 자체에 대해서는 물론 사법 시스템을 향해서도 중층적으로 작동하는 뉴스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언론의 기사 태도 분포는 통진당 보도에서는 정파적으로 극화되는 양상을 보인 반면, 간통죄 보도에서 정파적 극화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탈-중립적 보도 태도를 통해 추측되는 정파적 보도 특성은 헌재 결정 전과 후를 사이로 더욱 증폭 혹은 강화되는 변화를 보였다. 통진당 보도의 경우, 헌재 결정 이후 언론의 보도 태도는 헌재 및 헌법재판 사안에 대한 지지와 비판으로 양극화되는 매체 간 분기를 보인 반면, 간통죄 보도의 경우 기사 태도 분포는 헌재 결정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매체 간 수렴을 보였다.
넷째, 통합진보당 헌법재판 보도의 뉴스 프레임은 서로 상호 적대적인 프레임으로 구성됨으로써 ‘정파적 프레임 경쟁’ 구도를 보인 반면, 간통죄 헌법재판 보도의 뉴스 프레임은 간통죄 위헌에 대해 본질적으로 반대하지 않으면서 간통죄 위헌에 우호적인 ‘상호 지지적인 프레임 협력’ 구도를 보였다. 이는 헌법재판 보도에서 정파성 요인과 뉴스 특성 간의 분명한 연관 관계를 확인시켜 주었다. 헌재 결정 후 특정 프레임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기사 비중은 상승했는데, 이는 언론이 헌재 결정 이후 사법 비판과 사법 지지를 위해 특정한 현실 해석의 의미를 뉴스현실 내에 적극 반영하려는 사법 현실에 대한 정당화/탈-정당화 실천이 강화되었음을 시사한다고 보았다. 이 역시 통진당 보도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확인되었다.
이상에서 요약한 연구 결과는 언론이 정파적이고 공적인 이슈를 다루는 헌법적 분쟁을 보도할 때 보다 정파적으로 양극화된 사법 현실을 경쟁적으로 재현함으로써, 사법에 대한 정당화와 탈정당화를 둘러싼 이념적 대립 구도를 뉴스현실에서 재구성하는 반면, 비정파적이고 사적인 헌법적 분쟁을 보도할 경우에 그러한 보도 관행을 작동시키지 않는다는 경험적 설명을 제시한다. 또한 이 결과는 사법에 대한 언론의 정파적 정당화/탈-정당화 시도가 사법적 사안 그 자체는 물론 사법 제도를 향해서도 작동하는 중층적 효과를 겨냥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나아가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에 언론의 사법 비판 혹은 사법 지지의 정도가 더욱 극화되는 보도 경향 또한 확인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역설적으로 한국 언론이 사법에 대한 불신을 내면화하고 있다는 증거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원판결과 언론의 재판보도 관행의 관계를 재차 숙고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특히 법원 판결 이후 언론의 과도한 사법 비판을 둘러싼 논쟁이 언론계와 법조계 간에 끊임없이 지속되는 현실에서, 사법적 의사결정 이후에 보다 강화 혹은 증폭되는 언론의 정파적인 사법 보도 특성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이 연구는 언론에 의해 재구성되는 사법 현실 속에서 사법에 대한 정당화(사법 지지)/탈-정당화(사법 비판) 담론이 보편적 담론윤리나 저널리즘 원칙에 입각해 구성된다기보다는 정파적 이해관계와 동기를 그 준거로 동원한다는 점을 각인시킨다. 사법의 기능 및 역할이 확대되는 현실에서 이는 곧 언론에 의한 사법에 대한 이데올로기적인 도구화 가능성 증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법과 언론의 바람직한 관계에 부정적이다. 정치적 행위자들은 물론 언론에 의해서 사법이 이념적 대결 구도에 포섭되는 현실은 곧 법치를 특정 이념에 의한 지배로 왜곡시키는 잠재적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 검토가 요구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일상적인 법원?재판 보도 영역뿐만 아니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법 현실을 다루는 언론의 저널리즘 실천에 대한 학술적, 정책적 분석과 논의가 더욱 필요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그간 국내 언론학에서 간과되어온 학술적 공백 혹은 결핍의 지점으로 사법에 대한 저널리즘 실천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과 관심을 환기한다는 의의를 제공한다. 변화하는 사법 현실에 비춰볼 때 사법과 언론의 관계, 사법에 대한 언론의 기능과 역할, 더 나아가 사법에 관한 미디어 실천 및 소통 현상에 대한 학술 연구와 정책 논의가 언론학 연구의 별도의 주제 영역으로 정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를 계기로 후속 연구와 논의가 법학, 정치학, 언론학 삼자 간의 간-학제적 학술 실천을 통해 진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영문초록

비고 : N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