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어

국문초록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는 영화 감독, 미술 작가, 비평가, 교육자로 여러 방면에서 활동했다. 파로키는 여러 정체성을 횡단하며 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의 작업을 하나로 고정해서 해석할 수 없다. 그의 이러한 특성은 그가 초기 영화에서 개념화했던 통합(Verbund)으로 잘 나타난다. 그는 독일 철강 산업과 석탄 산업의 효율적인 통합방식에 대해 이론화한 알프레드 손-레텔(Alfred Sohn-Rathel)의 이론을 변주하여 전혀 이어질 것 같지 않은 다양한 특성의 재료들을 하나의 작업으로 통합하는 제작 방식을 만든다. 다양하고 이질적인 재료들을 통합해서 작업하는 통합 제작 방식은 <당신이 보는 대로>(1986)에서 처음 적극적으로 사용된다. 이 영화에서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만들었던 방송국 영상과 그가 모은 다양한 종류의 영상들을 새로운 맥락에서 통합시킨다. 그는 자신이 노동자로 종속된 자본주의 시스템의 부산물을 전유하여 자본주의의 대항체로 전환시킨다. 그가 추구한 통합 개념은 단순히 이질적이고 다양한 재료들을 하나의 형식으로 묶는 방식을 넘어 지배 이데올로기와 통합된 시각체계를 전복시켜 이미지로 지배 이데올로기를 비판한다. 이 과정에는 자본주의의 노동자인 파로키도 비판대상이 된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개념화하고 T.W.아도르노(Theodor W. Adorno)가 구체화한 성좌 개념은 하나의 의미로 종합되지 않지만 무의미하게 흩어지지 않고 다양한 의미들이 동등한 관계를 맺는 사유 구조이다. 파로키는 성좌 개념으로 이질적이고 다양한 재료들을 통합한다. 마르크스주의 영화 이론가들이 단일한 의미의 총체성으로 이미지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변증법적 사유와 달리 파로키는 성좌적 사유가 구성한 다양한 의미가 중첩된 형상적인 의미 체계로 지배 이데올로기를 비판한다. 파로키는 지배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사유가 또 다른 지배 이데올로기로 고정되는 것을 부정하고 성좌 구조로 사유의 중심을 끊임없이 해체한다. 파로키의 영화는 이러한 성좌적 사유를 몽타주로 구성하여 이질적인 이미지들이 하나의 의미로 통합되는 것을 해체하고 이미지의 다층적인 의미 구조를 만든다.
본 논문은 파로키가 통합으로 연결한 이미지의 지배 이데올로기 해체를 연구하고 통합 제작 방식의 성좌 구조를 구성하는 몽타주 중심으로 그의 영화를 분석한다. 나아가 이 연구는 이미지에서 구성되는 성좌 구조를 미적 경험으로 한정하지 않고 관객의 참여성의 문제로 확장한다. 확장된 이미지의 성좌 구조는 관객이 참여하여 완성된다. 관객이 영화의 몽타주에 참여하여 파로키가 배운 것과 만난다면 영화의 성좌는 관객의 현실로 확장된다.

영문초록

Harun Farocki was a filmmaker, artist, critic and lecturer who worked across multiple identities, making it impossible to interpret his works in a singular manner. This characteristic is well represented in the integration(Verbund) conceptualized in his early works. Inspired by Alfred Sohn-Rathel’s theory on the efficient integration of the German steel and coal industries, Farocki developed his production method to integrate and combine diverse and seemingly unrelated characteristics into a single work. This integrated production method, which combined diverse and heterogeneous materials was first actively used in “As You See”(1986). In this film, he integrates various collected archive footage as well as broadcast footage he produced to earn a living into a new context. He appropriates the byproducts of the capitalist system in which he is subordinated as a worker and converts them into an antithesis of capitalism. The integration concept he pursued criticizes the dominant ideology through images by overturning the visual system integrated with the dominant ideology, going beyond simply bundling heterogeneous and diverse materials into a single format. In this process, Farocki himself, as a worker of capitalism, also becomes a subject of criticism.
The notion of constellation, conceptualized by Walter Benjamin and concretized by Theodor W. Adorno, is a structure of thoughts where various meanings establish equal relationships, neither converging nor scattering. Farocki uses the concept of constellation to create an integration of heterogeneous and diverse materials. Unlike the dialectical reasoning of Marxist film theorists, who criticize the dominant ideology with the totality of a single meaning, Farocki criticizes with a multi-layered figurative meaning structure constituted by constellation reasoning. He denies that dialectical thinking criticizes the dominant ideology by creating totality with another ideology, instead he creates a figure that constantly deconstructs a singular meaning. Farocki applies this constellation reasoning to image criticism, deconstructing the integration of disparate images into a single meaning, allowing the images to form multi-layered structure.
This paper investigates the deconstruction of the original context of images connected by Farocki’s integration and analyzes his films with a focus on the montages configuring the constellation structure of his integrated production method. Furthermore, this research extends the constellation structure constituted in the images to the question of audience participation, rather than simply limiting it to aesthetic experience. The expanded image’s constellation structure is completed by the audience’s participation. If the viewer participates in the film’s montage and encounters what Farocki has ascertained, the film’s constellation extends into the viewer’s re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