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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졸업논문

그림자나비가 되어 날아간 나비 그림자
  • 저자명|정승희
  • 학위|석사
  • 졸업연도|2005
  • 담당교수|김형수

주제어

그림자, 실루엣, 애니메이션, 시뮬라크르, 재현

국문초록

본 논문의 제목 「그림자나비가 되어 날아간 나비 그림자 」는 장자의 우화 ‘나비의 꿈’을 패러디한 것으로, 원본-그림자로 상징되는 재현의 질서를 벗어난 시뮬라크르를 허물을 벗고 날아가는 나비에 빗대어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제목이 함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본 논문은 그림자라는 상징적 기호를 통해 시각예술에 있어 재현이란 주제를 다룸과 동시에, 현실의 재현을 위배하는 시뮬라크르와 현실간의 관계라는 주제를 다룬다.\r\n\r\n본 논문의 주요한 분석 대상인 그림자는 사물의 존재와 함께 부재를 동시에 표현하는 기호이다. 이런 이중성으로 인해 그림자는 지금은 없는 것을 다시 나타나게 함, 즉 재현(再現)과 관련한 주요한 상징으로 기능해왔다. 또한, 그림자는 실재의 윤곽만을 단순하게 반영하는 특성을 지닌 불완전한 재현의 상징이기도 했다. 서구 재현 이론의 선구자인 플라톤은 그림자를 이데아의 불완전한 재현인 현실 세계의 상징으로 제시하였으며, 이데아의 그림자에 불과한 현실세계를 시각적으로 모방하려는 예술은 그림자의 그림자에 불과한 무가치한 환상,즉 시뮬라크르를 만드는 행위로 취급하였다. 이렇듯 원본-사본의 이분법에 기반하고 원본과의 유사성의 정도에 따라 사본의 등급이 결정되는 재현체계는 플라톤 이래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각 예술 일반을 정의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한 이론적 모델이었다.\r\n\r\n하지만, 전통적 재현 이론은 원본과 사본 간의 유사성만을 인정하고 차이를 배제하여 결국 현실의 모든 사물을 초월적 동일자로 무한 수렴시키고 마는 모순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결국, 사진술을 필두로 한 영상복제기술과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원본과 사본, 실재와 가상의 위계질서가 해체된 현대 사회에 이르러 전통적 재현이론은 그 이론적 주도성을 상실하고 말았다.\r\n\r\n본 논문은 전통적 재현이론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 입각해, 재현의 상징인 그림자가 영상예술 속에서 재현체계를 위배하는 시뮬라크르로 구현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그림자를 중심으로 시각적 재현체계를 이론적으로 검토한 후, 재현적 성격을 탈피해 추상적 형태만 남은 그림자 즉 실루엣의 개념과 특징을 분석한다. 이와 더불어, 실루엣의 조형적 특징을 이용한 대표적 영상예술 장르인 실루엣애니메이션을 이론적, 역사적으로 탐구하고, 더 이상 실재를 재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현적 형식을 유지하고 있는 실루엣애니메이션의 형식적 극복을 시도한 단편 애니메이션 <빛과 동전>의 분석을 통해 영상예술에 있어 시뮬라크르의 창조적 표현 사례에 대해 고찰한다.\r\n\r\n본 논문은 이런 일련의 탐구를 통해 실재와 시뮬라크르의 선차성을 따지는 이분법적 문제 제기에 머무르지 않고 시뮬라크르를 긍정적인 창조의 표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천적 가능성을 모색한다.

영문초록

The title of this thesis parodies ‘A Dream of Butterfly,’ a famous allegory of Chang Tzu, referring to the simulacre coming out of representational system like a butterfly casting off the skin. This thesis questions the relation between simulacre and reality by interrogating the semiotic function of shadows as both representation and autonomous image.\r\nIn the traditional representational system from Plato, the shadow is considered an imperfect representation of the original, and the simulacre valueless fantasy. The representational system, which stands on the basis of the dichotomy between the original and the copy, has been the powerful model of visual arts until modern times. In the post modern situations, however, what distinguishes the origin from the copy and the real from the virtual no longer retains practical validity due to the development of digital media and technology. \r\n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how shadows in animation can function beyond the dichotomy of reality and representation. It offers a historical overview of shadows in the context of art history and proposes a way of reconstructing or expanding the aesthetic elements of shadows as the silhouette animation. Finally, this thesis explicates how Light and Coin, an animation piece produced based on the study of shadows in history, demonstrates the way images of shadows function as a simulacre.

비고 : MCA-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