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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소식-공연] 서현석 교수님, 이머시브 작품 <관현악의 기원; 바르도> 공연
  • 작 성 자|관리자
  • 작 성 일|2023-12-26
  • 조 회 수 |227

영화 전공 서현석 교수님의 VR을 활용하는 이머시브 일인관람극 <관현악의 기원: 바르도>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11월 22-23일에 공연되었습니다. 


 

https://webzine.ntok.go.kr/Article/Stage/Details?articleId=202169
 



작품 노트:



모든 극장에 귀신이 산다는 괴담이 있다. 극장의 어떤 특징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상상을 가까이 불러들이는 걸까. 무로 진입한 영들은 삶이라는 무대에 다시 한 번 출연하고 싶은 걸까. 저 너머에도, 혹은 그곳과의 경계에도 열망이란 게 있는 걸까.



<바르도>는 죽음과 죽음 사이를 뜻하는 말이다. 체험의 영역으로부터 훌쩍 벗어난 형이상학적인 무언가에 이름을 붙였지만 그것이 지시하는 바는 여전히 아득하다. 마그리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푸른 새가 그러하듯, 형상은 물성을 가진 실체가 아니라 그 배경에 대한 음화로서 현현한다. 구름 가득한 하늘이 새의 형상 속에 비춰진다. ‘바르도’는 그런 관념과 관념 사이를 가리키는 관념이다. ‘죽음’이라는 관념 자체가 모호하므로, ‘바르도’는 이중으로 부재를 지시하는 셈이다. 



이중의 부재를 불러일으키는 장소로서 극장만큼 적절한 곳도 없을 것 같다. 아무도 없는 텅빈 무대, 텅빈 분장실은 부재하는 연극의 텅빈 아우라가 찬 기운처럼 감돈다. 연극 자체가 부재 위에 나타나므로 텅빈 극장은 이중으로 공백을 파고든다. 근대의 정점에서 이러한 공간이 도시에 남게 된 것은 우연일까. 모든 극장은 바르도다.   



<바르도>라는 곡이 모티브로 삼은 “새야 새야”라는 민요는 단순한 선율을 타고 느릿하게 흐른다. 누가 부르든 간에 생을 지나간 나이 많은 자의 정서를 불러 온다. 만약 자장가처럼 부른다면 그 잠은 현실과 어둠 사이에 어중간하게 놓이는 선잠이 될 듯 싶다. 죽음으로 슬그머니 넘어가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그런 미숙한 잠. 무거운 꿈이 흘렀다가 망각으로 귀환하는 중간 지대. 안락하고 포근함을 찾던 아기에게 그것은 소리 없는 울음을 터지게 하는 공포다.

그런 묘연한 의식을 일으키는 매개로서 가상현실만큼 적절한 도구도 없을 것 같다. 아무도 없는 텅빈 현실, 텅빈 가상. 형상 안에 살과 피가 아닌 공백을 머금고 있는, 파랑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