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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소식-작품 상영] 옵/신 포커스에서 전예진(영화 전공 졸업생), 김대부 감독님들 작품 상영
  • 작 성 자|관리자
  • 작 성 일|2023-12-26
  • 조 회 수 |251

“고유한 형식과 관점을 찾아가는 다음 세대 작가에 주목”하는 <옵/신 포커스>전에서 영화 전공 졸업생인 전예진 감독님과 현재 재학중이며 졸업을 앞둔 김대부(자밀 시트나) 감독님의 졸업작품이 상영되었습니다.


 

http://obscenefestival.com/focus



<안양 복거기: 럭키 세븐 이야기>



홍수 이후 죽은 줄만 알았던 남자1은 배송되지 못한 흙과 함께 안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산사태가 일어난 그 산에서 다시 만난 남자1과 그의 이웃들은 그간에 삶, 살아 있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안양 복거기: 럭키 세븐 이야기›는 실제 77년 안양대홍수를 다루고 있다. 본 영화는 실제 홍수가 발 생한 장소인 안양의 계곡과 산에서 촬영되었다. 카메라에 의해 포착된 이러한 장소의 진실성은 끝내 배우의 입으로 다하지 못한 말들을 대신한다.



죽은 줄만 알았던 남자1이 흙과 함께 돌아온다는 터무니없는 설정은, 박상순 시인의 시에서 죽은 이를 묻기 위해 배달 오는 ‹흙›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죽은 이가 살아돌아오는 일은 ‹럭키 세븐 이야기›에서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이러한 설정으로 인해 산은 비현실적인 공간, 즉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우리가 잊고 있던 옛 과거의 사건은 픽션과 중첩되어 현재로 회귀한다. 본 작품은 여러 인용구와 홍수 를 지시하는 옛 사진들과 오늘날의 풍경을 충돌시키며 현재를 낯설게 만든다. 재현할 수 없는 자연 재난을 재현하는 대신 실제 장소에서 오직 ‘말’로만 재난을 불러오고자 하였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국내외 언론은 일제히 사건을 부작위에 의한 인재로 규정하고 책임을 국가 기관에 돌렸다. 그러나 아무리 국가 기관에 대해 분노하고 희생자에 대해 슬퍼해도 해명되지 않는 무력감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사실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에 맞닥뜨릴 때 온몸이 압도되는 무력감이다. 인간이 외부의 통제가 없으면 육신의 ‘있음’만으로 서로를 해치는 야만스러운 존재라는 사실. 인간이 도시 공간 속에서 스스로 생존하지 못할 만큼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 어쩌다 이토록 야만스럽고 나약한 인간 군중이 생겨났는지 납득해야 할 것만 같다. 그렇다면 주최측도 없는 행사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를 생각해야 할까. 또다시 거대한 자본주의의 문제로 이태원 참사를 편입시켜야 할까. 어째서인지 이태원 참사는 원인을 파악하려고 할수록 자꾸만 심연으로 빠지는 것 같다. 차라리 이태원 참사의 주체는 이 설명되지 않는 무력감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하여 언론이 재현하지 않는 무력감을 성찰하는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영화는 무력감을 증언하지 못하고 침묵만 지킨다.